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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와 깊이

잠, 그대의 이름은 충족될 수 없는 욕망


잠은 단지 육체적 요구에 그치지 않았다. 말하자면 잠은 휴식이라기보다는 관능적인 무엇, 즉 탐닉과 같은 것이었다. 


-조지 오웰,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 중에서-


확실히 내게 잠은 휴식 이상의 것이다. 끝없이 취하고 싶은 것. 절대 충족된 적이 없다.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느낀 적이 있었다. 물론 꿈을 꾼다는 점에서 죽음과 확연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혹 모르는 일이다. 죽음이 영원히 꿈을 꾸는 일이라면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난 죽음이 두렵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니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니까. 죽음이 의식과 육체 모두의 끝을 뜻하는 것일까하고 가끔 상상을 해보는데 온몸이 떨릴 정도로 무섭다. 의식의 없음은 상상이 안되니까. 

육체만 없다해도 마찬가지로 무섭다. 육체는 나를 가둬두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몸이라는 나를 가두는 유한한 테두리가 없다는 것은, 그러니까 내가 한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의식이 없는 것만큼 두려운 일이다. 나를 제한하고, 가두는 것이 있다는 게 오히려 나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느낀다. 

그런 면에서 죽음의 예행연습 같은 잠을 끝없이 욕망한다는 것은 나 자체가 모순적인 욕망을 가진 인간이란 것을 뜻한다. 변태? 가끔 두려운 무엇인가를 저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고 싶은 충동.

오늘도 잠에 드는 순간이 설레고 기대된다. 20분 정도 후면. 난 다시 내 욕망을 마주하러 간다.